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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온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등급논란이란 뉴스에 관심을 갖고 보았다. 지난친 폭력 묘사때문에 '제한상영가'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폭력장면을 조금 줄여 청소년관람불가로 낮췄다고 함). 한국에는 제한상영관이 없으니 사실상 상영불가 판정이라고.

영화등급판정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으면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 관심있는 부분은 과연 "폭력으로 범벅하는 영화가 관객의 쾌락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일반적으로 들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스포츠서울닷컴의 이 기사가 잘 정리했다. 장르가 불확실하다는거다. 스릴러라고는 하는데, 고어같기도 하고, 애매하다는 것. 고어는 대중적 장르가 아니다. 흥행을 염두에 두었다면, 고어 장르에 걸친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스릴러면 스릴러에 충실하게, 서스펜스와 긴장감으로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는 것. 설득력있는 분석이다. 잔혹함과 피로 화면을 범벅했다고 긴장감이 넘치는 것은 아니다. 역겨움이 들뿐. 역겨움은 기본 감정 중에게서 쾌감과 가장 거리가 멀다. 상업영화라면 반드시 피해야 할 감정묘사.

이론적으로 보면, 복수가 과도하다.

사람은 복수를 통해 쾌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 복수가 과도하면 쾌감이 불쾌로 바뀐다. 사람은 도덕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도덕판단은 논리적 추론이 아니다. 본능적 직관. 나쁜 놈이 처벌 받는 것 좋다. 도덕에 부합하니까. 쾌락 극대화로 연결된다. 그런데, 그 처벌 강도가 도를 넘어서는 것은 도덕에 부합하지 않는다. 쾌락이 깍이는 순간.

과도한 복수가 정말로 쾌락을 깍아먹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다. 똑같은 줄거리 영화 두벌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둘다 복수영화. 한 벌은 적당한 수준의 복수, 또 다른 하나는 과도한 복수. 물론 결과는 적당한 수준의 복수를 그린 영화의 쾌감이 훨씬 높았다.

상업영화라면 돈을 많이 버는게 목적일 터. 관객의 쾌락 극대화를 노려야 하는게 순리 아닐까? 김지운 감독이 이상한 욕심을 낸것 같다. 굳이 영화에 불쾌한 요소를 넣은 이유는 뭘까?

70억원이나 들였다고 하는데,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가 그다지 재미는 못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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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악마를 보았다>가 흥행에 일정정도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 이슈를 만들어냈고,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것.

이슈: 잔혹성의 표현이 어느정도까지 허용돼야 하나. 사회적으로 걸러야 할 장치는?
호기심: 잔인하다는데, 어느 정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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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지막부분에서 지적하신 상업적인 목적의 이슈화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작품 자체에서의 쾌락제공까지는 아직...:)

    • 오락으로 돈을 벌기로 마음 먹었으면 쾌락의 정공법으로 나갔어야하지 않았나하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

  2. 요즘은 상업영화라도 어느정도의 철학적 화두는 던져주는듯 합니다.
    그러나 여러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들의 법칙들을 따르려다하다보니 이도저도 안되었구나.. 합니다. 피해자가 되었다고 해서 가해자가 될 자격이 주어지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자 하니 상업적 성공을 못할거 같고 그러자고 끌어온게 폭력성과 퇴폐인데 서로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뭍힌듯 합니다. 그래도 놀사람은 놀고 파악할 사람은 파악할 만큼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지운 감독은 폭력묘사를 와사비에 비유하더군요. 와사비란게 적당히 들어가야지요. 초밥을 와사비로 범벅을 해놓고, 먹으라고 던져놓은 셈이지요.

  3. 김지운 감독님쯤 된다면, 멋진 상업영화를 만든다는 것 이외에 다른목적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으로 eee님이 쓰신 철학적 화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가설부터 시작하자면, 김지운 감독은 상업 영화의 외피를 늘리려고 하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상업영화라는 테두리 대로만 전략적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한국 장르 영화는 항상 어느 정도의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화라는 입맛에 맡게 만든 영화는 결국 다수의 취향을 위해서만 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왜곡된다면 획일화, 표준화, 규격화 같이 영화(혹은 문화)도 공장에 찍어낸 것 같은 모두 똑같은 맛이 될 수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한국 영화에서 입지가 확실한 김지운 감독님 같은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을 상업영화의 규칙 속에 녹이려고 한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런 시도는 장기적으로 관객의 입맛을 넓힐 수 있고, 이로인해 한국영화의 소재나 표현도 다양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표현을 다양화하는 것은 좋은데, 그게 꼭 이런 식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듭니다.

  4. 무소의 뿔 2010/09/05 16:2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페이소스 21님의 말씀도 맞는 것같고,,, 무 님의 말씀도 맞는 것 같고,,, 근데 제 짧은 생각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대중은 너무 죄스러운 영화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고,,, 그럼,, 소수 매니아 들을 위한 영화로 전락(?)하게 되는데,,그러기엔 투자된 돈이 너무 크네요,,,,,,,암튼 이 영화 잘되길 바랍니다,,,,